3장

"값진 보석들, 또는 하룻밤의 끝없는 환락. 전사의 부인은 제이에게 황제의 몸값으로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말했다. 물론, 제이에게는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 제이와 끝없는 환락의 밤

이동 가택은 지하의 다섯 개 층에 걸친 숙소와 훈련장이 요새화된 나선 계단으로 연결된 형태였다. 지아는 욕심쟁이 셴을 따라 우울한 표정으로 구불구불한 계단을 올라갔다. 손님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이미 퍼진 듯했다. 사방의 암살용 구멍에 걱정스러운 눈길이 몰려들었고, 시안사이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암살자들이 그들의 모습을 보려고 엎치락뒤치락하며 두런거리는 말소리가 온 건물에 가득했다.

지아가 투덜거렸다. 모두들 그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분이 아닌 거 알아요." 그녀가 말했다.

"누구?" 셴이 쾌할하게 말했다.

"제이요! 제이 님이 아니잖아요!"

"맞다고 한 적 없는데."

"아니라고 한 적도 없죠!"

"아, 하지만 밤새도록 내가 누구니 아니니 한다면, 비수 량의 탑에 침입할 시간이 없을걸."

벽 너머에서 속삭이던 소리가 갑작스럽게 멎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숨을 들이쉬자 계단참의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지아도 우뚝 멈춰 섰다.

"뭐라고요?"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셴은 계단 위쪽에서 그녀를 돌아봤다.

"어, 얘기 안 했던가? 그래, 우린 '조언자의 탑'으로 비밀을 훔치러 갈 거야. 끝내주지?"

조우의 법률을 제정하는 건 아홉 가문의 대표 한 명씩으로 이루어진 의회였다. 그리고 명가은 다른 가문을 결코 믿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전에 조언자라는 자리를 따로 마련했다.

엄청난 권력을 지닌 동시에 위험하기도 한 이 자리는 보통 일반인 중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둬 지위가 높아진 이가 차지했다. 조언자는 중요한 문제3 를 의회에 제기하고, 의회의 명령4 을 수행하면서 명가가 가장무도회를 열거나 사랑하는 이들의 암살을 모의할 시간을 벌어 주었다. 조언자는 아무런 관리 감독 없이 일하는, 조우의 실질적인 지배자였다. 그리고 1년이라는 임기를 채울 때까지 살아남는 일은 별로 없었다.

이는 현재의 조언자인 비수 량이 무척 특이한 경우라는 의미였다. 그녀는 국경을 맞댄 공포의 땅과 성역의 나머지 지역에서 악마의 공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기로 활용하여 벌써 4년째 권력을 차지하고 있었고, 열여섯 번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았다. 그녀가 조언자가 되기 전, 시 경비대에는 명가의 사병 찌꺼기들만 가득했지만, 량은 이들 중 주정뱅이와 첩자, 범죄자들을 회유하거나, 해고하거나, 아니면 화끈하게 없애 버리고, 잘 훈련된 병사들에게 두둑한 봉급을 주며 오직 그녀의 명령만 따르게 바꿔 놓았다.

간단히 말하면, 비수 량은 혼돈을 먹고 번성하는 도시에서 질서를 수호하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그녀는 부유한 권력자들의 변덕을 만족시키며 세를 불리는 열 번째 가문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미 수년째 전쟁의 열기가 조용히 달아오르고 있었다. 량의 경비병들은 창고를 급습하여 지아의 가족들을 거리에서 학살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삼촌과 이모들5 이 여러 차례 경비 초소를 방문하여 온 도시에서 그 불길이 보이도록 해줬다.

부서진 자와 비수 량만큼 서로를 증오하는 이는 없었다. 건축 가문과 지주 가문 사이의 갈등은 애들 장난이었다.

지아는 벽에 기대섰다. '우리가 량의 처소를 털어야 한단 말인가?'

"난 죽었어." 그녀가 소리 내어 말했다.

"경비병들에게 붙잡히면 그렇겠지." 욕심쟁이 셴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면 등반하는 도중에 떨어지거나."

"등반이요?" 지아가 이마를 붙잡으며 말했다.

"아, 그래. 탑 외벽을 타고 올라갈 거야." 셴이 인상을 썼다. "막상 입 밖으로 얘기하니까 좀 위험하게 들리긴 하네. 그나마 다행인 건, 너한텐 비밀 무기가 있다는 거야."

"네? 그게 뭔데요?"

"바로 나!" 셴이 말하고 계단 위로 다시 사라졌다. 지아는 자신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을 느꼈다.

"동생, 강해져야 해." 한 명이 천정에 난 구멍 밖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항상 조용하고, 조심해야 해."

"빤히 보이는 곳에 숨어." 다른 이가 말했다.

지아는 한숨을 쉬었다. 마지막 말은 하필 "제이의 기록"에서 인용된 말이었기 때문이다.


욕심쟁이 셴이 상점으로 위장한 가택 입구로 걸어 나왔고, 지아가 음울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랐다. 허름한 공동 주택들이 켜켜이 쌓여 하늘의 별을 가리는 사이로 울퉁불퉁한 자갈 길이 구불거리며 나아갔다.

하늘이 모두 가린 것은 아니었다. 1킬로미터쯤 앞에서는, 너저분한 거리 가운데 "조언자의 탑"의 들쭉날쭉한 형태가 거만하게 우뚝 떠올라 그들을 기다렸다.

욕심쟁이 셴은 고르지 않은 거리 가운데에 미동도 없이 우뚝 섰다. 부드러운 달빛 아래, 헝클어진 그의 수염이 마치 빛을 내뿜는 것 같았다. 그리고 희미한 기억이 지아의 마음 뒤편을 간질였다.

하지만 그 느낌은 이내 사라졌다.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셴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늙은 사기꾼이 마음을 고쳐먹으려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었다. 그는 탑으로 이어지는 구불거리는 거리 저편, 먼 곳에 있는 상인의 모습에 넋을 잃었을 뿐이었다. 지글거리며 고기를 굽는 소리와 함께 향긋한 연기가 그들을 향해 덮쳐 왔다.

"지붕 위로 올라가야 해요."

"지붕 위에도 소고기 카레 장수가 있어?" 셴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무래도 이 놀라운 도시에 너무 오랜만에 온 것 같군."

"아뇨." 지아가 딱 잘라 말했다. "그 편이 안전하다고요."

"아, 그래." 셴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지.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어. 지붕에서 뛰어내려 사내 일곱 명하고 싸워야 할 일이 생기면, 널 먼저 보내면 되니까."

입을 헤벌린 지아를 남기고, 그는 종종거리며 거리의 상인을 향해 다가갔다. 아마 엿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계부가 지붕 얘기는 한 적이 없는데...

상인의 수레와 석쇠는 열린 부엌에 붙어 있는 형태였는데, 사슬과 톱니가 복잡하게 얽힌 장치로 검게 그을은 벽과 천장에 연결되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 장치를 빠르게 당기면 수레 위쪽 철판이 아래로 닫히며 그대로 상점을 막아주는 형태였다. 지아가 욕심쟁이 셴을 따라잡았을 때, 그는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조심스럽게 밀어내며 상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석쇠 위에 있는 고기들을 몽땅 주문했다.

"영감님, 이거 전부 다요?" 챙이 넓은 밀짚모자 아래로 눈썹을 잔뜩 치켜뜨며 상인이 말했다. 그는 불평하는 손님들은 무시했다. 전부 한꺼번에 팔아버리면, 오늘은 금화가 가득 든 주머니를 들고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었으니까.

"그렇다니까!" 셴이 말했다. "여기 젊은 친구하고 내가 오늘 등반을 좀 해야 하거든."

"우리가 먼저 왔다고요, 영감님." 피곤에 찌든 눈으로 꼬꼬댁 소리가 나는 무거운 자루를 어깨에 둘러멘 중년 여성이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뭐라고? 말도 안 돼!" 셴은 능청스럽게 대꾸했다. "내 앞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면, 내가 못 봤을 리가 없는데. 어쨌든 아무도 배가 고파선 안 되지!"

그리고 그는 한 손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주인장! 여기 내 친구들 모두에게도 고기를 주시게!"

지아는 희미한 미소를 짓는 여인과 커다란 18현 마타르를 등에 맨 거리의 악사를 밀치고 앞으로 나섰다.

"대체 뭘 하시는 거예요?!" 그녀는 새된 목소리로 말했다.

"비밀 임무를 준비하는 거지." 셴은 거리의 모든 이에게 들릴 만큼 큰 소리로 귓속말을 했다. 지글거리며 고기를 굽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란을 피우고 계시잖아요!"

"아, 그런지도 모르겠군." 셴이 말했다. "눈에 띄지 않게 할게."

"영감님!" 상인이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말했다. "소... 손이...!"

셴이 그를 바라본 후, 내리친 손으로 시선을 옮겼다. 손은 빨갛게 달아오른 석쇠 위에 놓여 있었다.

"괜찮아!" 노인이 말하며 다른 한 손으로 석쇠에 기대섰다. "난 화상을 잘 안 입는데다가, 오늘밤은 날씨도 꽤 시원하니까. 자, 내 고기는 어딨지?"

"돈부터 줘요." 계속해서 지글거리는 소리에 눈살을 찌푸리며 상인이 말했다.

"오, 그럼 그럼. 미안하구먼." 셴은 몸을 죽 펴고 중얼거리며 양손으로 주머니를 뒤졌다. 한참 후, 표정이 환해진 그는 루비 하나를 꺼냈다. 양손 모두 화상의 흔적은 없었다.

"이거면 될까?"

사람들의 눈이 손에서 루비로, 다시 셴의 주름진 얼굴로 옮겨갔다. "보석공"이라고 누군가 속삭였고, 이내 "제이"라는 속삭임도 들렸다. 이번엔 지아도... 확신할 수가 없었다. 보석이잖아. 불타버렸어야 하는데 말짱한 피부도 그렇고, 독과 마법까지... 저 사람은 대체 누구지?

그래도 어린 소녀 특유의 냉소가 다시 돌아왔다.

"이게 눈에 띄지 않는 거예요?"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제일 큰 것도 아닌데..." 셴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거면 이 거리 전체도 살 수 있다고요!" 지아가 말했다. "이걸 고기 한 수레 사는 데 쓰겠다고요?"

"이 맛있는 냄새 안 나? 이런 고기라면 루비 하나 정도는 아깝지 않아!"

"할아버지는 바보예요."

"미인 앞에선 아무리 총명한 사람이라도 바보가 되지." 셴이 이렇게 말하며 닭 자루를 둘러멘 여성에게 윙크를 보냈다. 그녀는 순진한 여사제처럼 얼굴을 붉혔다.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니야."

"주인장, 그 멋진 모자를 함께 주면, 이 보잘것없는 루비는 자네 거야." 그가 말을 이으며 보석을 머리 위에서 흔들었다. 상인의 눈은 보석에 못박혀 있었다.

"그렇게 내보이지 말라고요. 죽고 싶으세요?"

"이 훌륭한 분들이 나를 해친다고?" 루비를 건네고 새 모자를 머리에 쓰며 셴이 말했다. "다들 아주 믿음직스러운 분들인 것 같은데. 게다가, 겨우 내 보석 따위에 누가 사람을 해치겠어?"

"여기 사람들은 다들 그럴걸요. 망할 보석 얘기 좀 그만 하시라고요."

"난 기꺼이 보석을 나눠드리고 싶은걸." 셴이 말하며 모자를 고쳐 썼다. "나한텐 아주 많거든."

그 순간 빼빼 마른 불한당 셋이 근처 골목길에서 어슬렁거리며 나타났다. 긴장한 사람들 사이에 몸을 숨긴 채, 지아는 한 발을 조심스럽게 뒤로 빼며 단검이 손에 미끄러져 내리게 했다. 이 바보들에게는 열 번째 가문의 문장이 없었다. 다시 말하면 무허가 무소속 도둑들6 이란 말이었고, 그녀가 부탁한다고 해도 물러설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죽이려고 들 것이다. 아무래도 그녀가 먼저 그들을 없애야—

조언자의 시 경비대 소속 순찰병이 반대편에서 다가왔다. 완벽하군. 하필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암살자 방어구를 입고 서 있을 때.

상인도 분명히 이내 다가올 일을 눈치챈 것이 분명했다. 그가 서둘러 수레를 뒤로 빼자, 강철 천장이 빙글 돌아 닫히기 시작했다.

욕심쟁이 셴은 그걸 한 손으로 잡고,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 올렸다.

"자네 뒤 찬장에 있는 저건... 혹시 생강 포도주야?"

꿈쩍도 않는 손잡이를 애처롭게 당기며, 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 병에 오팔을 하나씩 줄게." 셴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위쪽의 높은 건물까지 쩌렁쩌렁 울렸다.

상인은 얼어붙었다. 대머리 불량배가 곤봉을 떨어뜨렸다.

"정말요? 한 병에 오팔 하나씩이라고요?" 지아가 물었다.

"난 평생 생강 포도주를 제대로 마셔본 적이 없어." 셴은 엄숙하게 말했다.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 중 하나지."

오팔에 목숨을 걸고, 상인은 셴에게 술 한 병을 건넸다. 셴은 돌아보지도 않고 대머리 불량배에게 병을 던졌다.

"친구들, 술 받아!" 노인이 선언했다. " 이제 관객도 있겠다 음악이 필요하겠어!"

관객이라고? 지아는 고개를 들었다. 집집의 열린 창문에서 사람들이 몸을 내밀고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조우는 밤이면 모든 문이 잠기고 덧문이 닫히는 도시였다. 밖에서 무슨 소란이 벌어지든, 그게 계단으로 올라와 자기에게 인사하는 게 싫다면 신경 쓰지 않는 편이 좋았다.

"그 마타르 좀 빌려도 될까, 젊은이?" 셴은 거리의 악사에게 물었다.

"저도 포도주 좀 얻을 수 있을까요?"

"괜찮은 거래구먼!" 포도주와 악기가 손을 바꿨다. 셴은 무거운 마타르를 들고 잠시 비틀거렸다.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무거운데. 양손을 써야겠어."

"거기 당신!" 그는 다시 대머리 불량배에게 말했다. "우리 상인 친구가 포도주 나눠주는 걸 도와주게. 가사를 아는 사람들은 다들 노래를 따라 부르고!"

가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음란한 노래라서 더 그랬다. 제이에 관한 노래 중 얌전한 것은 많지 않았다. 공작 여왕이 제이가 그녀의 세 자매들과 나무 위에 뒤엉켜 있는 것을 찾아내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닭 자루를 든 여인과 대머리 불량배가 서로를 부둥켜 안고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모두에게 술병이 건네졌다. 시 경비대가 도착했고, 호루라기를 불며 경비병들을 모아 난장판을 수습하려고 했다. 마타르를 돌려받고 셴의 모자까지 얻어 쓴 거리의 악사는 미친 듯이 악기를 연주하며 새 친구들과 함께 소리 높여 노래했다. 상인은 부인을 깨워 오팔 가방을 감추라고, 지하실에서 생강 포도주와 날고기를 더 가져오라고 소리쳤다...

십 분 뒤 몇 구획 떨어진 거리, 지아와 욕심쟁이 셴은 조언자의 탑을 둘러싼 장원 언저리에 서 있었다. 그들이 바라보는 사이 마지막 정찰병들이 즉흥 거리 축제의 장으로 달려갔다.

"교활한 악마 같은 영감님," 지아가 말했다. "전부 일부러 그러신 거... 잠깐, 포도주를 가져오신 거예요?"

"오랫동안 등반을 하다 보면 목이 마르거든." 셴은 익숙하게 엄지를 놀려 코르크 마개를 따고 단 세 모금으로 술병 절반을 비웠다.

자기보다 나이가 네 배는 많은 사람이 어른 노릇을 떠넘기려는 것 같아 언짢아진 지아는 말했다. "술 취한 채로 저 탑을 기어오를 순 없다고요."

"왜 안 되는데? 난 수없이 많은 탑을 올라가 봤지만, 술을 마시고 안 마시고는 전혀 상관 없더라고."

"떨어질 거예요!"

"아냐, 아냐. 난 너무 가벼워서 그렇게 떨어지거나 하진 않을 거야. 아직 이 이론을 시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공중에 떠서 천천히 땅으로 내려오겠지."

"좋아요." 지아는 자기 콧날을 꼬집으며 말했다. "가죠. 제가 신호하면—"

셴은 이미 정원을 가로질러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투덜거리며 그 뒤를 따랐고, 언제라도 경비병의 목소리가 들려올 거라 생각했다. 이웃한 건물의 지붕 위에 궁수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발각되지는 않았다. 셴의 행운이 그녀에게까지 옮겨온 모양이었다.

그는 탑에 도착한 후, 셀 수 없이 많은 주머니 안에 술병을 집어넣고, 위로 치솟은 탑 벽을 3미터 정도 미친 원숭이처럼 기어 올라갔다. 지아는 온 근육의 힘과 재주를 모두 사용해서야 겨우 그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아래쪽으로 조우가 점점 멀어졌다. 어둠이 잠자는 도시를 지배했는데, 셴이 일궈낸 작은 제이의 축제7 와, 수없이 많은 횃불과 등불로 환하게 밝혀진 동쪽의 영원의 장터만이 예외였다.

시간이 지나고, 지아도 셴이 비교적 똑바로 탑을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매끈한 돌 벽 위에, 탑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 불규칙하지만 교묘하게 패인 홈들이 있었다.

"다른 사람도 이 탑을 올라갔나 봐요." 그녀가 말했다.

"아, 그럼." 셴은 숨이 찬 기색은 하나도 없었다. "내 아들도 여기 자주 오거든."

"아들이요?" 지아가 물었다. "하지만 영감님 말을 들으면 꼭—"

"숫총각 같다고? 그럴 수야 없지. 여자들은 그 꼴을 보느니 차라리 산을 바다로 뒤집어 놓을 거야."

"아뇨, 신 같다고요. 그리고 제발 성... 아니, 동정이니 뭐니 하는 말은 하지 마세요." 지아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왜?" 셴은 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 잠시 멈춰선 그는 뼈가 앙상한 한쪽 손으로 탑의 패인 홈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수염 난 턱을 긁적였다.

"영감님은..."

"엄청나게 잘생겼으니까? 아주 좋은 향기가 나니까?"

"늙었으니까요."

"그건 사실이지." 셴이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늙었어. 사실 너무 늙었지. 그래서 이 무거운 술병을 들고 갈 수가 없네. 받아."

그는 술병을 떨어뜨렸고, 지아는 가까스로 병을 붙잡았다. 놓쳤더라면 까마득한 아래의 자갈밭으로 곤두박질쳐 산산이 조각날 판이었다.

"이걸로 뭘 하라고요?"

"마셔." 셴이 말했다. 그가 샌들을 신은 발로 자그마한 홈을 더듬는 사이, 돌풍이 그의 장포를 휘날렸다. "그리고 병을 깨뜨려서 숙취를 쫓아내!"

"전 절대로... 어, 그게 진짜 효과가 있어요?"

"어쩌면. 그런데 난 개인적으로 숙취를 좋아해. 아주 옛날에..."

그는 말을 잇지 않았다. 미처 예상치 못한 침묵이라, 지아는 왠지 그 빈자리를 채워야 할 것만 같았다.

"아주 옛날에 무슨 일이...?"

"아, 그냥 추억이야." 셴이 그녀를 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와 달리, 지아는 진짜로 그를 바라봤다. 이상하게 낯익은 수염과 사람 좋은 미소 아래로, 아주 짧은 순간 무언가 보였다. 아마도... 슬픔, 드높은 벽과 단단한 문 뒤에 갇힌 슬픔이었을 것이다. 어느새 그 문은 다시 닫혔다.

"아들 얘기 하셨었죠." 두툼하게 덧댄 방어구 안으로 술병을 집어넣으며 그녀가 말했다.

"아, 맞다. 그 녀석은 이 탑을 너무 자주 올라간다니까. 있잖아, 내 아들놈하고 량이 몰래 연애를 하고 있거든."

지아의 손이 공중에서 우뚝 멎었다.

"비수 량이요? 여기 이 탑에 사는 조언자 말이에요? 그 량이요?"

"그럼!" 셴은 기쁜 듯이 말했다. "둘은 오랫동안 사랑에 빠져 있었단다. 적어도 몇십 년은 될걸."

"말도 안 돼요." 지아가 말했다. 조언자가 연애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은 노래 가사로 쓰일 정도였다. 량은 수많은 명가 구혼자들의 청을 모두 거절했던 것이다. 지아가 생각하기에, 그것이 그녀의 유일한 장점이었다.

"말은 되지. 좀 의외긴 하겠지만. 이제는 목소리를 좀 낮추는 게 좋겠구나." 셴이 덧붙였다. 위쪽으로 조언자의 창이 드러났다.

"그리고 아드님이란 사람도," 지아는 셴이 자신을 놀리는 거라 생각하며 말했다. "여자 꼬시기로 유명해요? 인간으로 변장한 신이라도 돼요?"

"아, 얘기 안 했던가? 너도 알고 있잖아. '부서진 자'라던가."

지아는 미끄러졌다. 셴이 내리꽂히는 번개보다 빠른 속도로 팔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끙 소리를 냈다. 바람이 비명을 지르는 지상 수백 미터 위 공중에서 지아의 두 발이 대롱거렸다.

"조심해." 이 말만 하고 그는 그녀를 흔들어 다시 벽에 붙여 주었다. 지아는 차가운 벽에 얼굴을 대고 잠시 숨을 돌렸다.

"아니에요." 그녀는 가까스로 말했다. "우린 량의 시 경비대와 전쟁 중이라고요. 둘은 서로를 미워해요."

"분명히 감정이 얽혀 있긴 하지." 셴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 때문인지, 아니면 떨어질 뻔한 사건 때문인지, 그의 목소리에서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창문과의 거리는 이제 1.5미터에 불과했다.

"아니에요! 부서진 자가 우릴 배신할 리는 없어요." 자기 목소리에 담긴 필사적인 기색이 그녀는 너무도 싫었다.

"그에게는 량이 가장 우선이란다." 셴은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열 번째 가문은 한참 떨어진 세 번째고."

"세 번째요? 두 번째는 뭔데요?"

"물어봐 줘서 고맙구나!" 밝은 목소리. "그 비밀을 가르쳐 주려고 널 여기 데려온 거야."

그리고 근육질의 한 팔로 셴은 그녀의 방어구 목덜미를 붙잡아 창틀까지 끌어올렸다.

칼날 같은 달빛이 조언자의 침실을 꿰뚫으며, 호사스러운 양탄자와 화로, 침대를 비췄다. 비수 량은 벌거벗은 등과 하얀 어깨 위에 장포를 걸치고 벽을 향해 서 있었다.

허리 위로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부서진 자가 그녀 뒤의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피부의 빈 곳보다 흉터가 더 많았다. 살인자의 두 손이 그녀의 목을 붙잡고 부드럽게, 부드럽게 턱을 당겨 올려 입을 맞췄다...

그때 지붕 위에서와 같았다. 지아는 머리가 따라잡기도 전에 단검을 뽑아 들고 창문을 넘었다.

비수 량이 부서진 자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그녀의 입이 벌어지고...

... 부서진 자는 그 입을 막고 조언자를 물러서게 했다. 그가 지아를 바라봤지만,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지아는 두목이 자신을 살려 보내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올라온 길로 도망칠 순 없었다. 지아는 창문 너머로 손을 뻗어 욕심쟁이 셴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그는 이미 없었다. 아래 정원까지 이르는 벽에는 자기가 신이라는 망상에 빠진 미치광이가 보이지 않았다. 욕설을 뱉으며 빙글 돌아서자, 부서진 자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상대의 손목을 향해 단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가 손을 움츠리는 사이 그 팔 아래를 지나가 마지막 남은 탈출구를 향해 달렸다—

"경비병!" 량이 뒤쪽에서 소리쳤다. 경비병 두 명이 탈출하려는 지아의 마지막 희망, 문을 박차고 칼을 뽑아 든 채 들어왔다. 미처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지아는 셴의 술병을 꺼내 가까이에 있던 경비병의 머리를 향해 던졌다. 종소리 같은 뎅 소리와 함께, 그는 옆으로 비틀거렸다. 다른 경비병이 은빛 원호를 그리며 검을 휘두르자, 그녀는 검의 궤적 밖으로 피한 다음, 단검으로 그의 팔뚝을 찌르고 떨어지는 검을 붙잡았다.

경비병의 비명 소리를 무시하고 빙글 돌아선 그녀는 가까스로 – 아, 맙소사 – 정말 가까스로 량의 검을 막아냈다. 열 번째 가문의 암살자 수십 명을 죽인 여자다. 그런데 부서진 자는 지금 그녀와 사랑에 빠져 있었다.

손목에서 피를 흘리며, 부서진 자가 침실을 가로질러 달려왔다. 량은 한 번, 다시 한 번 칼을 휘둘렀지만, 지아는 분노 가득한 쇳소리를 내며 온 힘을 실어 조언자의 검을 막아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빙글 돌리며...

... 가슴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온 분노를 한 번에 뱉어 내면서 단검과 검 모두를 부서진 자의 가슴을 향해 던졌다.

그는 무기들을 공중에서 쳐내고 계속 다가왔다.

지아는 재빨리 뒤로 돌아 침실을 벗어났고, 복도를 지나 구불거리며 이어지는 계단으로 향했다. 아래쪽에서 갑옷을 입은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위로 올라가는 방법뿐이었다.

위에서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라는 사실을 그녀도 알았다. 그녀는 죽고 가문은 계속해서 부서진 자의 거짓말 때문에 고통 받을 것이다.

달빛이 드리운 탑 꼭대기에 도착했다. 묘하게 고요했다. 물론, 그곳은 막다른 길이었다.

지아는 헐떡이며 지붕 가장자리를 향해 달렸다. 혹시나 그녀가 여기 올라온 후 사려 깊은 누군가가 사다리라도 설치해 두었길 바랐다. 그럴 리가. 까마득한 아래쪽 정원까지 곧바로 떨어지는 길뿐이다. 아래쪽 조언자의 창문으로 가서 탑 벽의 홈을 잡고 내려갈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쫓기는 상황에서는 무리다. 경비병들의 고함 소리를 듣자니, 벌써 거의 가까이 접근한 것 같았다.

지아는 눈을 감았다. 제이의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불의 신들에게 쫓긴 영리한 제이는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쫓아온 신들이 갈 곳 없는 그를 놀렸지만, 제이는 붉게 물든 새벽의 볼에 입을 맞추고 뛰어내렸다...

지아가 눈을 떴다. 경비병들이 다가오면서 강철이 돌을 긁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바랐던 것처럼 지평선 너머로 여행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한 번 더 하늘을 날 수는 있겠구나...

그녀는 탑 가장자리를 등지고, 소멸의 가장자리에 발뒤꿈치를 대고 돌아섰다. 적어도 스무 명의 경비병들이 놀리는 듯한 표정으로 창과 칼의 반원을 그리며 그녀를 둘러쌌다. 그녀의 가족들까지 해칠지 모르는 스무 명의 병사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달려들었다.

검이 그녀의 목을 노렸지만, 그녀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창이 등을 노렸지만, 그녀는 창을 흘려버린 후 창대를 붙잡아 경비병의 손에서 빼앗았다.

청아한 소리와 함께 참나무 창대가 경비병의 투구와 충돌했고, 다시 창날로 다리 방어구 틈새를 찌르자 경비병은 비명만을 남기고 지붕 너머로 떨어졌다. 지아는 자신이 질 것임을 알면서도 계속 싸웠다. 경비병들은 입을 떡 벌리고 먹이를 기다리는 탑 가장자리를 향해 그녀를 몰아붙였고, 그중 하나가 휘두른 칼이 운 좋게 그녀의 창을 반으로 갈랐다. 또 한 명이 그녀를 등 뒤에서 붙잡자, 그녀는 으르렁거리며 창으로 상대의 신발을 찍어버리고, 품에서 빠져나오며 다시 창날로 그의 가슴을 꿰뚫었다.

창대가 쪼개졌다. 그녀는 경비병이 탑에서 떨어지기 직전에 칼을 빼앗아 들고는, 자신을 죽이려는 남자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칼을 휘두를 때마다 몇 차례의 공격을 막아내고, 칼을 찔러 넣을 때마다 살을 꿰뚫었다. 소리 높여 웃으며, 그녀는 춤을 추고 회전하며 계속 싸웠다...

경비병이 아홉 명 남았을 때, 그중 하나가 단단한 장갑을 찬 손으로 그녀를 때려 눕혔고, 다른 한 명이 그녀 손에 들린 칼을 걷어찼다.

현기증을 느끼며, 그녀는 달빛에 반짝이는 도끼가 머리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고, 누군가... 누군가 계단을 달려 올라오는 소리를 들었다...

부서진 자가 폭발하듯 계단에서 뛰쳐나와 경비병 둘의 목을 붙잡고 그대로 탑 밖으로 던져 버렸다. 빙글 돌아선 그는 적의 창이 머리에 와 닿는 순간 그걸 붙잡았다. 손등으로 후려친 일격에 창병의 투구가 박살 났다.

지아는 몸을 날려 칼을 잡고, 가슴을 향해 날아오는 칼날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부서진 자가 찢어진 주먹에서 피를 흘리며 그 불운한 경비병 뒤에서 나타나, 그의 머리를 거대한 두 손으로 감싸 쥐고는 그대로 우그러뜨렸다.

남은 경비병 다섯 명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부서진 자가 누군지 알았다. 하지만 지아는 그가 그들을 살려주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목격자였던 것이다...

... 그리고 깨달음과 함께 얼굴을 찌푸렸다. 그녀를 그냥 죽게 내버려둘 수도 있었을 텐데.

허약한 노인 욕심쟁이 셴이 자신의 아들이라 부른 남자는 순식간에 경비병을 세 명 더 처치했다. 그리고 마지막 둘을 붙잡아 그들이 축 늘어질 때까지 서로 충돌시키고는, 그대로 계단 아래로 던져 버렸다.

십여 군데 상처에서 피를 흘리며 그는 돌아섰다.

"량은 네 엄마다." 그가 말했다.

지아는 공허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셴의 비밀. 량과 부서진 자는 수십 년 동안 사랑에 빠져 있었다...

"그럼 당신이..."

"그래."

그는 지아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량을 막으려 한 것이었다.

지아는 자신의 눈이 그를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기억하기로, 그가 이렇게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분이 널 여기 데려올 줄 알았다."

어린 시절 들었던 이야기 속 주인공이었다면, 지금쯤 몸을 날려 그를 껴안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아는 그의 따귀를 때렸다. 그리고 그걸 돌이킬 수 있다면 뭐라도 주겠다고 생각했다.

"미안하다." 검은 눈의 거인이 말했다. "모두가 나를 노린다. 너까지 그렇게 만들 순 없어."

왼쪽에서 비단이 돌바닥에 스쳤다. 비수 량이 계단참 그림자 속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진실을 깨닫고 나자, 그녀와 조언자가 무척 닮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

비수 량은 이를 악물고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그대로 계단을 내려갔다.

"엄마는 널 낳은 이후로는 널 본 적이 없어." 부서진 자가 말했다. "침입자가 넌 줄 알았다면 경비병들을 보내진 않았을 거야."

"그 말을 믿어도 될지 모르겠네요." 그 눈 속에 담겼던 차가운 분노를 떠올리며 지아가 말했다.

"넌 네 엄마를 몰라."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도 확신은 없었다.

"아빠는 알고요?" 단호한 목소리였다.

"어린 시절부터 우린 거리에서 먹을 것을 두고 싸웠다. 그러다가 내가 열 번째 가문에 합류해 정착하자, 그녀는 홀로 떠나 버렸어."

지아는 반갑지 않은 존경심이 마음 속에서 움트는 것이 느껴졌다. 엄마는 순전히 꾀와 의지만을 바탕으로 거리 밑바닥에서부터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선 것이었다. 연줄을 맺고, 그렇게 조언자가 되고, 살아남아서...

... 비수 량이 되어 연인의 암살자 아이들을 사냥했다. 엄마가 부탁한다고 해도 용서할 수는 없었다.

"가서 얘기라도 해야지." 부서진 자가 말했다. "엄마도 너를 봤으니..."

깨달음과 함께 한숨이 나왔다. 량이 가장 우선이고, 내가 두 번째, 열 번째 가문이 세 번째야. 그리고 우리 모두를 지키고 싶어서...

"우린 가족이 될 수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아시겠어요? 당신이 량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녀가 이 모든 걸 그만두지는 않을 거라고요. 량이 죽거나, 거리가 우리 피로 붉게 물들지 않는 한 끝나지 않아요. 아시잖아요."

"네 엄마래도." 그가 말했다.

"아뇨." 지아가 지붕 가장자리에 엉덩이를 깔고 앉으며 말했다. "당신 연인이죠. 저는 고아예요."

그리고 부서진 자를 시체 더미 사이에 홀로 남겨두고 탑을 내려갔다.


3예: 조언자에게 가장 많은 돈을 주는 거대 가문에게 중요한 문제.

4위 각주 참조.

5계약상 은밀하게 암살을 해야 하는 경우, 계부 야오는 오빠나 언니들을 보냈다. 이모와 삼촌들이 임무에 나서는 건, 특정 인물들이 열 번째 가문의 심기를 단단히 거슬렀다는 사실을 명명백백히 알려야 할 때뿐이었다.

6열 번째 가문은 조우 지역의 경쟁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다. 무소속 도둑이나 사기꾼, 장물아비들은 수익의 일부를 열 번째 가문에 상납해야 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상당히 중요한 것, 다시 말해 주요 장기 중 일부를 빼앗겨야 했다.

7시안사이에서 열리는 많은 축제에서, 사람들은 공공 장소에서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매년 열리는 제이의 축제만큼 그 경박함이 극에 달한 것도 없다. 제이의 축제에서는 말썽꾸러기 신의 놀랍도록 천박한 모험담을 재연하는 열네 번의 행진이 도시 전체로 이어지며, 매년 되풀이되는 짓궂은 장난 때문에 한 마을 전체가 몇 주 동안 아무도 살 수 없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고아와 보석공

보석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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